의과대학

  1982 년 의과대학 졸업과 동시에 의사가 되었고, 인턴과 신경외과 레지던트 생활을 마치고 군의관으로 3년, 1-2년간의 임시 직장과 전임의 생활을 마치고 1992년 3월 삼성의료원 설립 계획에 맞추어 사전 해외유학 요원으로 선발되어 미국 버지니아대학과 클리브랜드 클리닉에서 각각 2년과 6개월씩을 연수하고 1994년 개원에 맞추어 귀국하여 에누리 없이 40년이 지난 2022년 8월에 성균관의대에서 교수로서 정년퇴임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립(而立)의 30대 후반 혈기 넘치는 나이에 최고를 지향했던 삼성서울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하고, 불혹(不惑),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의심을 할 여지도 없었고, 천명이 무엇일까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 무턱대고 앞만 보면서 지냈고, 귀가 순해 진다는 이순(耳順)에야 이순을 느끼는가 싶을 때 정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인생은 60부터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습니다만 제가 아주 만족스럽게 30년간 인연을 맺고 살아온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을 떠나면서 누구나 느끼는 아쉽고 서운한 마음은 있으나 때가 되어 떠나는 입장에서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떠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경외과 의사로서 뇌혈관질환과 뇌전증 분야에서 제 자신의 역량이나 능력을 충분히 넘어설 만큼 충분한 업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하며, 저의 후배 또는 제자인 우수한 후학들이 저의 업적을 훨씬 뛰어넘는 훌륭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진심으로 기쁘고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퇴임하는 자리에 서 있습니다.

  30 대 후반에 개원 멤버의 일원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일하면서, 어렵다고 여겨졌던 뇌혈관 수술을 시작하여 다른 국내 굴지의 병원의 수준을 따라잡고, 특히 뇌전증 수술은 우리 병원의 개원 무렵에 국내의 소수 대형 병원에서 동시에 시작하였는데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수술 건수와 성적을 이루었다는 점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며, 같이 파트너로 일해온 신경과와 소아과의 교수님들의 지원과 협조에 대해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습니다. 뇌혈관 분야에서도 우리 병원이 다른 의료기관과 눈에 띄게 우수한 점은 신경과, 영상의학과 및 재활의학과 등의 협조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유대가 돈독하며, 나름 적정 진료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데, 이런 현상에 제가 적지않게 이바지 했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 심장뇌혈관병원이 설립되면서 뇌졸중센터장으로 동15병동에 급성뇌졸중치료실을 만든 것이 나름 큰 업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위해서 아낌없이 협조해 주신 신경과 교수님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입니다.

  또 2015년부터 4년간 신경외과 주임교수로 과를 이끌면서 전공의 80시간 근무 체제를 준수하며 많은 어려운 수술을 잘 소화하고 돌보기 어려운 환자들을 잘 치료해 왔던 신경외과 과원들의 심리적 불안과 불안정한 근무환경을 다잡음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잘 따라주고 협조해 주신 동료 교수들과 의료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어려운 우리 신경외과의 실정을 잘 이해하고 도와주신 권오정 前원장님, 박윤수 前진료부원장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제가 해왔던 일과 역할을 후배나 제자인 후학들이 아주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기쁜 마음으로 은퇴하게 되어 행복합니다.

  저는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에서 그동안 해왔던 어려운 수술이나 고난이도의 신경외과 진료 대신, 일차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사회봉사를 겸한 일차 진료를 해 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병원 밖에서 기쁜 마음으로 우리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의 발전을 계속 응원하고 기원하겠습니다.

  평생 곁에서 저를 위해 묵묵히 사랑하고 지원해 주고있는 제 아내와, 제 뜻을 잘 따라준 아들과 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