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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교수인터뷰

공 윤 교수 퇴임사(2023-2학기 의과대학 정년퇴임식)

  • 의과대학행정실
  • 조회수 186
  • 2024-03-04 오후 4:48:06

1 6 , 그 번제 ( 燔祭 )

 

바람이 건 듯 일어 씨 뿌릴 때를 알았는데 언 듯 추수가 끝난 고즈넉한 들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 강산이 세 번 바뀌었다는 사실에 새삼 덧없음을 느끼고 매월당 ( 梅月堂 ) 의 싯귀를 떠올립니다

1 6 , 넉넉했습니다 .

 

                        平生豪氣如今         뜻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는데

                        添却悠悠滄波         덧없는 걸음 물결만 키웠구나 .

                        萬頃何遼㾿           세상사 어찌 이리 가없는가

                        都是一胸搇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렸기에

                        盡敎伊呑吐縮舒摍       가고자 하는 대로 버려두었네 .

 

높음에 놀라지 않고 , 낮음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 다른 이를 어렵게 여기고 , 나를 견디고자 하였지만 , 미처 추이 ( 推移 ) 를 익히지 못하여 옷을 갈아입기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 눈 밝은 후인이 있어 널리 헤아리시고 꾸짖어주시기 바랍니다 .

 

어디 부서지는 게 첫눈 ( 瑞雪 ) 뿐이겠습니까 ? 하여 서설을 흩뿌리는 그 바람이 시작되는 연유와 그 끝의 이치를 깨닫고자 띠집 ( 茅屋 ) 을 이어 침잠하려 합니다 . 날이 맑으면 강가에 앉아 물고기와 벗하고 , 날이 흐리면 곡차를 우려 안개 가득한 관산을 우러르렵니다 .

 

그동안 어여삐 돌봐주시고 , 베풀어 주셨던 여러 어르신 , 벗님 , 아우님들께 고개 숙이고 , 깊은 우정을 전합니다 . 여러분의 꿈을 뜨거운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