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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교수인터뷰

김윤구 교수 퇴임사(2023-1학기 의과대학 정년퇴임식)

  • 의과대학행정실
  • 조회수 1020
  • 2023-10-04 오후 4:01:09

아마도 만 60 세가 되기 전 즈음이니 5 년도 더 되었을 것입니다 . 퇴임 후에 무엇을 하고 즐겁게 살 까 하는 행복한 상상에 젖어 있을 때가 있었습니다 .

 

대부분 의과대학 교수들은 퇴임 후에도 자기 전공을 살려서 진료를 계속 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40 년 이상 출퇴근을 하면서 정년 후에는 아침에 출근할 때 입원 환자와 외래 환자 걱정으로 스트레스 받는 일은 그만 했으면 했고 40 년 이상 병이 있는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니 이제는 아픈 사람들은 그만 보고 살았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습니다 . 그래도 어려운 질환이 치료되고 호전될 때 느끼는 기쁨과 보람이 있었기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진료 해올 수 있었는지 모릅니다 .

 

제가 주로 보는 병은 면역학적 기전에 의해 신장 손상이 발생하는 병으로 간혹 진단과 치료가 수일에서 수 주만 늦어도 신장 손상 예후가 달라지는 경우도 겪게 되며 또한 만성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서 진행하는 질환의 경우에는 이 환자 예후를 좋아지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놓치는게 아닌가 하는 스트레스를 매 진료 시 마다 느껴 왔습니다 . 특히 이런 만성질환 환자들을 오랫동안 진료하다 보니 이 환자들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면 내 건강은 미래에 어떤 모습일까 하는 염려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

 

그렇게 생각하니 제가 알고 있는 의학 지식은 신장 질환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느냐 하는 아주 적은 부분의 지식이었고 점점 이런 질환들은 왜 걸리는지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는 지가 더 궁금하게 되었습니다 . 또한 제가 앞으로 걸릴 위험이 큰 암 , 심혈관계 질환 , 치매들과 같은 심각한 질환들을 어떻게 피해서 건강하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 제가 지식이 없으면 다른 전문가들에게 얻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다른 전문가 의사들도 저와 마찬가지로 진단과 치료 전문가이지 제가 가진 의문점들을 알려주지는 못했습니다 . 그래서 질병의 발생원인 , 진행과정 , 예방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면역한 생화학 유전학과 같은 기초의학 분야에 대한 공부가 이어졌고 그 어느 때도 느끼지 못했던 생명의 경이로운 신비함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 어느 의사이던 특히 만성질환의 경우에는 약물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다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 저도 50 대 중반까지는 새로운 치료제를 찾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진료해왔지만 새로 다시 시작한 이런 기초 의학 공부들이 건강한 삶뿐만 아니라 약물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필수적인 지식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

 

저는 은퇴하면서 신장 질환 치료에 대해 제 의무는 끝내려고 합니다 . 그 대신 은퇴 후에도 새롭게 시작한 공부들에 계속 매진하여 제 건강도 좋게 하고 많은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을 살아가려 합니다 .

 

마지막으로 부족한 저와 함께 근무하면서 고생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제가 이 곳에서 성실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큰 힘을 준 아내와 두 아들은 앞으로도 제가 건강하고 올바르게 살아야 되는 진짜 이유가 될 것입니다 .


7. 김윤구.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