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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교수인터뷰

김연희 교수 퇴임사(2022-2학기 의과대학 정년퇴임식)

  • 의과대학행정실
  • 조회수 1313
  • 2023-02-17 오후 1:24:36

먼저 정년퇴임을 맞아, 지난 40년간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며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40년전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어떤 과목을 전공해야 할 지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을 때, 단지 ‘이 분의 옆에서 배워 보아야겠다’라는 생각 만으로 재활의학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주신 당시 전주 예수병원 선교사 Dr. John C. Shaw 와의 운명적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후 재활의학이라는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재활의학은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모든 진료분야에 스며들어야 하는 철학이다’.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재활치료팀을 운영하는 심퍼니 지휘자와 같은 존재이다’. 이러한 초기의 배움을 방향타 삼아 걸어왔던 지난 40년은 항상 처음 가는 길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어려움과 함께 많은 보람도 있었습니다. 

1996년 미국 연수를 하면서 만난 Northwestern 대학의 Dr. Marsel M. Mesulam 은 뇌인지신경학의 대가였으며 저에게 뇌신경재활과 뇌영상연구에 대한 눈을 뜨게 해 주셨습니다. 이후 2003년부터 성균관의대와 삼성서울병원에서 일하게 되면서 최상의 연구와 진료를 촉진하는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환자중심의 가치를 구현하고 수준 높은 연구를 수행하고자 나름 노력해 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면, 저의 능력이 조금만 더 뛰어났더라면, 좀 더 많은 사람들과 협업할 기회가 있었더라면, 좀 더 효율적으로 일했었다면.. 더 나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부족한 저의 개인적 자질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명예로운 정년퇴임을 맞을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함께 일했던 훌륭한 동료교수님들과 성균관의대와 삼성서울병원의 지원 덕분이라 생각되며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5년전쯤 한 지인이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동안 나름 열심히 일해왔으니, 이제 가만히 있어도 관성으로 퇴직까지 갈수 있겠네요..’ 그런데 저는 그 지인의 말을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사이 어느덧 정년퇴임식이 다가왔으며 결국 급브레이크를 밟아야만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저의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것이 이 소중한 시간들에 대한 저 나름의 당연한 예의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성균관의대와 삼성서울병원에서의 모든 생생했던 기억들을 뒤로 하고 저는 인생의 다음 장을 향하여 떠납니다. 이 다음 장은 아마도 제 인생의 마지막 장이 될 터인데, 여기서 붙잡아야 할 가장 가치있는 것이 무엇일지 저는 한동안 고민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희미하지만 아마도 확실한 그것은, 저의 부족했던 인격의 완성을 위해 하나님께서 준비해 두신 마지막 시간이자 기회임을 자각하는 것이며, 저의 책임은 그것을 놓치지 말고 붙들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동안 도움 주신 존경하는 선후배 동료교수님들, 한 식구처럼 지내왔던 재활의학과와 예방재활센터의 직원분들. 한결같이 연구실을 지켜온 NEURI Lab.의 연구진들께 감사의 마음을 드리며, 항상 응원해 준 두 아들과 며느리, 세 손주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여러분의 사랑을 마음에 새기고 버팀 삼아 남은 삶도 즐겁게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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