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년퇴임의 사전적 정의는 직장에서 정해져 있는 나이 (停年)가 되어 맡고 있던 직책이나 직위에서 물러나는 것(退職)입니다. 대학교수는 65세 정년이니, 이에 2023년 2월 말로 26년간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직을 퇴직하며 인생의 한 점을 찍게 되었습니다.  정년퇴임 인사말 준비로 의사로서의 41년간 세월과,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삼성의료원과 인연을 맺은 26-28년의 시간을 뒤돌아보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한마디로 참 열심히 살아온 세월이었습니다. 힘든 공부와 수련 생활, 진료와 연구, 교육활동 등 쉼 없이 달려와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무탈하고 건강하게 이 자리에 서서 여러분의 축하를 받으며 정년퇴임식을 하는 저 스스로에게 칭찬해 주고, 그 동안 수고했다고 셀프 포옹해 주고 싶습니다.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그 동안 도와주신 많은 분들이 생각납니다. 대학과 수련시절 은사님들, 삼성의료원 영상의학과의 임재훈 교수님, 주인욱 교수님, 임효근 교수님, 그리고 많은 동료교수님들과 영상의학과 식구들에게 무한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준 남편과 비워진 엄마의 자리 때문에 많은 희생을 한 세 자녀들에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삼성의료원에서 세계 최고의 교수님들과 함께 근무하여 영광스럽고 정성으로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어 더 없이 좋았습니다. 과거를 회상해 보니 유독 힘들었던 시절이 추억으로 떠오릅니다. 개원초기에 밤 12시 –1시에 퇴근하고 새벽 5시에 다시 출근하는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병동에 필름 없는 병원으로 새로운 병원문화를 만들고, 영상의학과라는 새로운 학과명을 사용하여 현재 한국의 영상의학과가 만들어 지는데 선도자 역할을 하는데 함께 하였습니다. 1997년 IMF 시절에 병원 전체에 필름이 없는 PACS 시대가 시작되었고, 2000년 의약분업과 2015년 메르스 유행 때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간도 떠오르지만 이제는 좋은 추억으로 남습니다. 의대교수로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의학교육학교실이 신설되면서 주임교수로서 교육목표개편, 6년제 교육과정, 성과바탕교육제도, 의과대학 인증, 입시면접방법 연구 등 학생교육관련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교수로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든든한 울타리였던 성균관 의과대학 삼성의료원을 떠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과거처럼 바쁘고 힘든 일 보다는 속도와 양을 줄이고 여유롭게 움직이는 생활이 되겠지요. 저에게 주신 달란트를 조금 더 사회에 환원하는 의미로 진료를 계속할 생각이며, 의사가 되고자 할 때 꿈이었던 봉사활동을 대학생 때부터 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은 바램이다. 여유 시간에는 여행과 취미생활도 하며 노년을 즐겨야겠습니다. 큰 전환점을 맞아 새로운 환경에 도전해야 하고, 새로운 꿈을 꾸며 꼭 이루어지기를 바래봅니다. 지금 제에게 딱 어울리는 말은 “변화하고 도전하라” 그리고 “꿈은 이루어진다”입니다. 이런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의과대학 학장단과 이 자리에 참석하여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과 삼성의료원의 많은 발전과 성장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