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년을 맞이하니 정말 시원섭섭한 마음이 듭니다. 그동안 정들었던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섭섭한 마음이 있지만, 알게 모르게 오랫동안 어깨를 내리 누리던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정말 시원한 마음이 듭니다. 오늘 정년퇴임식을 마련해주신 성균관 남석진 의무부총장님, 의과대학 이주흥 학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 뿐만 아니라 여러 교수님들의 정년을 축하해주시기 위하여 소중한 시간을 할애한 여러 선후배교수님들, 직장 동료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돌이켜보면 1990년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경상대학교 1년, 원자력병원 5년을 근무하다가 주인욱교수님, 임재훈교수님의 추천으로 1996년 4월  삼성서울병원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당시로는 새로운 시설, 의욕이 넘치는 의료진, 훌륭한 시스템은 신선한 자극이 되었으며 한편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력으로도 작용하였습니다. 입사초기에는 upper and lower GI stent 개발 및 임상적용에 상당한 관심을 가졌고 거기에 부합하는 연구성과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혈관외과 이병붕 교수님이 선천성혈관기형의 진단 및 치료영역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저를 유혹하셨습니다. 그후 약 25년동안 vascular intervention 그 중에서도 특히 혈관기형의 진단 및 치료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 좋은 임상 결과와 연구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 결과로 우리 병원 혈관기형팀이 전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가 되었으며, 이는 함께 근무한 인터벤션 및 혈관외과  교수, 방사선사, 간호사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이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저는 성균관의대와 삼성서울병원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정말 잘 단련되어 있어 새로운 환경이 두렵지 않습니다만, 단지 체력이 잘 버텨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훌륭한 후학들이 있어 삼성서울병원은 나날이 발전할 것으로 저는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 힘들 때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세요. 이 병원에 처음 근무하면서 본인이 다짐하였던 마음을 되새기면 어려움을 잘 극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저와 함께 근무하면서 고생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혈관기형팀이 크게 성장하는 데 헌신적으로 저를 도와주셨던 박광보교수, 김동익교수, 김나리 간호사,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 딸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다시 한번 바쁘실 텐데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