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스승님과 선배 교수님들이 정년퇴임을 하는 것을 보다가 막상 제가 정년퇴임을 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당황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정년퇴임을 축하하기 위해 모임을 마련해 주신 남 석진 의무부총장님, 이 주흥 학장님, 박 승우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1991년 3월 1일 삼성서울병원이 공사도 시작하기 전에 오늘 같이 퇴임을 하는 김 덕경 교수와 함께 교수로서는 제일 먼저 삼성의료원 추진단에서 월급을 받고 영국으로 연수를 갔었습니다. 초대 원장을 하신 한 용철 원장님께서 저와 김 덕경 교수를 내정해 주어서 가능한 일로 당시 이 원재 상무님이 삼성에서 면접도 안하고 사람을 뽑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씀하신 기억이 납니다. 저는 영국에서 약 3년 가까이 연수를 하고 귀국하여 가건물에서 개원을 준비하다가 1994년 1월 1일자로 전문의로 발령이 나서 정식으로 일하게 되었고 1997년 3월 1일에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이 설립되면서 교수 신분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삼성서울병원과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근무하면서 저는 많은 혜택을 받았습니다. 모그룹의 지원을 받아 병원은 빠른 속도로 우리나라 최고의 병원 반열에 오르게 되었고 초대 호흡기내과 분과장이신 이 종헌 교수님의 지휘하에 김 호중 교수와 정 만표 교수와 함께 호흡기내과를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영상의학과, 흉부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그리고 핵의학과와 협진을 하면서 호흡기학을 발전시킬 수 있었고, 2012년도에는 폐암팀의 일원으로 정말 영광스러운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또한, 적장진료운영실장, 기획실장, 병원장을 맡아 병원의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받았 습니다. 제 능력이 모자랐지만 원장을 하는 동안 모든 보직자들이 자기 희생을 감수하고 열심히 역할을 해주었고, 사원협의회의 위원들이 대승적으로 병원 발전이라는 명제를 두고 협력해 주었으며, 무엇보다도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케어기버들이 능력을 발휘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병원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의과대학 학장을 맡아 대학 일을 하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 자신 성균관 의대의 발전 방향에 대한 비젼이 부족한 채, 짧은 기간 학장 직을 수행했던 바 학장으로서의 충분한 역할을 못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삼성서울 병원 뿐 아니라 성균관 의대가 의학 발전의 선도 기관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병원과 대학의 균형 있는 발전이 필수적인 바, 학장님 뿐 아니라 모든 구성원들이 대학 발전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저는 이제 정년퇴임을 하고 제2의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병원에서 감사하게도 명예원장이라는 직책을 주어서 당분간은 병원에 머무를 수 있겠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제가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드리고 봉사할 수 일이 무엇일까 고민을 하면서 진로를 찾아 보려고 합니다.

제가 정년을 맞을 때까지 옆에서 묵묵하게 지켜주고 여러가지 충고를 해준 아내 호 원경 교수와 아들 중혁 내외 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병원과 학교를 떠나더라도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과 삼성서울병원이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도하겠습니다.